전주 전동성당은 한국 최초 순교터 위에 세워진 로마네스크·비잔틴 양식인 역사 깊은 장소로서 순교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전주의 대표 명소인 성당입니다. 순교의 역사와 아름다운 건축, 여행 팁을 소개합니다.
전주 한옥마을이 품은 붉은 벽돌 성당
전주 한옥마을 초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랜드마크가 있습니다. 1914년 완공된 전주 전동성당은 한옥 지붕과 고즈넉한 골목 사이로 우뚝 솟은 붉은 벽돌 외관과 둥근 돔, 뾰족한 첨탑이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곳은 1791년 신해박해로 순교한 윤지충 바오로, 권상연 야고보가 신앙을 증언한 풍남문 순교터 위에 세워져 한국 가톨릭의 뿌리를 증언합니다.
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자의 피, 그 자리에 서다
18세기 말 조선 사회는 조상 제사를 거부하는 천주교 교리에 격렬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실학자 윤지충과 사촌 권상연은 신앙을 이유로 전주 감영에서 혹독한 문초를 받고 1791년 12월 8일 남문 밖에서 참수당했습니다. 이들의 피로 물든 돌은 오늘날 전동성당 주춧돌에 사용되어 순교의 의미를 건물 자체에 새겨 놓았습니다. 성당 앞 ‘한국 최초 순교터 기념비’는 방문객이 이곳을 성지로 기억하도록 안내합니다.
로마네스크·비잔틴이 빚어낸 건축 예술
전동성당은 회색과 붉은 벽돌이 층층이 쌓인 벽체, 반원 아치 창과 둥근 돔, 날카로운 첨탑이 어우러진 독특한 외관을 자랑합니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두꺼운 벽과 비잔틴식 종머리가 조화되어 한국에서 보기 드문 서양 건축미를 보여 주죠. 내부로 들어서면 스테인드글라스가 투영한 빛이 돌기둥과 돔 천장을 물들이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중앙 제단은 화려한 목조 조각과 금빛 장식으로 꾸며져 있어 미사 시간마다 감동을 더합니다.
순교의 이야기를 따라 걷는 코스
성당 앞마당에는 순교자 기념관이 있어 당시 박해 문서, 고문 도구 모형, 순교자 유해함 등이 전시됩니다. 뒤편 소박한 정원길을 따라가면 ‘순교자 기억의 벽’과 묵상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조용히 기도하거나 추모할 수 있습니다. 매년 12월 8일 ‘전동 순교 기념 미사’가 봉헌되며, 전국 순례단이 이곳을 찾아 한국 가톨릭 순교 역사를 되새깁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포토존 & 여행 팁
- 봄 : 3~4월 목련과 벚꽃이 성당을 감싸 화사한 배경을 완성합니다.
- 여름 : 초록 담쟁이가 벽돌 담장을 뒤덮어 싱그러움을 더합니다.
- 가을 : 10월 노란 은행잎과 빨간 단풍이 대조를 이루어 인생 사진을 보장합니다.
- 겨울 : 눈 내린 돔과 첨탑, 성탄 장식 불빛이 어우러져 유럽 겨울 성당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찾아가기 : 전주역에서 버스 10분, 전주 한옥마을 주차장 도보 5분. 주차 공간이 협소하니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합니다.
미사 시간 : 주일 09:00·19:00, 평일 06:00. 관광객은 미사·행사 시간을 피해 내부 관람 권장(09:30~17:00).
한옥마을 연계 코스 : 경기전 → 전동성당 → 풍남문 → 남부시장 청년몰 → 한옥마을 전망대(총 2 km, 2시간).
문화·예술 속 전동성당
전동성당은 영화 <약속>,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알려져 여행객에게 친숙합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돔을 따라 LED 조명이 설치되고 합창단 캐럴 콘서트가 열려, 한옥마을 야경과 어우러진 낭만적인 겨울 명소가 됩니다. 또한 성당 뒤 ‘순례자의 책방’에서는 한국 순교성인 전기와 가톨릭 굿즈를 구매할 수 있어 기념 선물로 인기가 높습니다.
신앙·역사·여행이 만나는 전주 필수 코스
전주 전동성당은 한국 가톨릭 첫 순교터의 깊은 역사, 로마네스크·비잔틴 건축미, 그리고 한옥마을과 맞닿은 전주 여행 동선을 모두 품은 공간입니다. 순례자에게는 묵상의 시간, 여행자에게는 특별한 사진과 힐링을 선사하는 이곳에서 전주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