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이 가톨릭 성경에는 포함되지만 개신교 성경에는 제외된 이유와, 외경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이야기들을 살펴보세요.
외경이란 무엇인가?
"외경"(Apocrypha)은 일반적으로 개신교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히브리어 성경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가톨릭과 정교회에서는 정경으로 받아들여지는 책들을 가리킵니다. 가톨릭에서는 이들을 라틴어로는 "Deuterocanonica"(제2경전), 한국어로는 "제2경전" 또는 "제2정경"이라고 부릅니다.
이 책들은 예수님 탄생 전후의 배경, 유대 민족의 저항, 지혜와 윤리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성경의 역사성과 영성에 깊이를 더해 줍니다.
가톨릭과 개신교 성경의 구성 차이
- 가톨릭 성경: 구약 46권 + 신약 27권 = 총 73권
- 개신교 성경: 구약 39권 + 신약 27권 = 총 66권
가톨릭 성경에는 유딧기, 토비트기, 마카베오기 상·하, 지혜서, 시락서(집회서), 바룩서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16세기 트리엔트 공의회(1546년)에서 공식적으로 정경으로 확정된 것입니다.
반면, 마르틴 루터는 히브리어 정경에 포함되지 않은 이 책들을 제외하고, "외경"으로 분류하며 신앙과 교리에 직접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왜 가톨릭은 외경을 유지했는가?
- 초대 교회 전통: 초기 기독교 교회는 헬라어 성경(70인역)을 널리 사용했으며, 이 번역본에는 외경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 교리적 중요성: 외경에는 연옥, 기도와 속죄, 천사의 개입 등 가톨릭 교리와 밀접한 개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공의회의 결정: 트리엔트 공의회는 종교 개혁에 대응하여 교회 전통을 수호하기 위해 외경을 정경으로 확정하였습니다.
외경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야기들
- 유딧기: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성 유디트가 유다 민족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아시리아 장군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한 후 그의 목을 베어 민족을 구하는 이야기. 여성의 용기와 신앙이 강조됩니다.
- 토비트기: 바빌론 유배 시기의 경건한 인물 토비트와 그의 아들 토비아의 이야기. 천사 라파엘이 인간의 모습으로 등장하여 여행을 동행하고 치유와 혼인을 돕는 내용으로, 하느님의 섭리와 천사의 보호를 보여줍니다.
- 마카베오기 상·하: 유대인이 셀레우코스 제국의 종교 탄압에 맞서 싸운 마카베오 가문의 이야기.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의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으며, 연옥 개념의 기초가 되는 기도와 속죄 장면도 나옵니다.
- 지혜서: 이집트에 거주하던 유대인 공동체를 위한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성찰을 담은 책. 의인의 고난, 죽음 이후의 보상, 하느님의 섭리와 지혜에 대한 깊은 묵상이 담겨 있습니다.
- 시락서(집회서): 솔로몬의 지혜 전통을 잇는 지혜 문헌으로, 인간의 도리, 부모 공경, 말의 조심, 교육, 겸손 등 일상생활과 신앙의 균형을 강조한 실천적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 바룩서: 예레미야 예언자의 서기관 바룩의 이름으로 쓰인 이 책은 유배 중인 백성에게 회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지혜 찬미와 예루살렘 회복에 대한 소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신교에서도 읽어볼 수 있을까?
개신교에서는 외경을 정경으로 보지 않지만, 역사적·문학적 가치 때문에 일부 성경에는 부록 형태로 포함되기도 합니다. 또한 신학대학이나 신학교에서는 연구 자료로 자주 활용되며, 영성 훈련이나 묵상 자료로도 가치가 높습니다.
결론: 외경은 믿음의 깊이를 더하는 영적 보고
가톨릭 성경에만 포함된 외경은 단순히 "추가된 책"이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깊은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전해주는 중요한 문서입니다. 믿음의 뿌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외경을 읽어보는 것도 큰 영적 도움이 될 것입니다.